♡같이 걷는 행복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장날에 맞춰
늘 두 분이 손잡고 가는
행복 하나로 사신답니다.
햇살 곱게 다려
하늘 위에 올려놓은 아침!
그날도 두 분의 행복은
어깨 위에 걸쳐놓고는
읍내에 장 서는 곳으로
나들이를 나가시네요.
장터국밥 한 그릇에
시름을 들어내고
깍두기 한 조각에
지난 설움을 씹어 넘기며
저마다 곡절과 사연을 매달고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지난 해걸음을
잊고 사셨나 봅니다.
집으로 행해 걸어오는
두 분은
낮에 뜬 달처럼
멀뚱 거리며
점점 멀어져 갑니다.
“뭐혀? 빨리 걸어
그러다 똥구녕에 해 받치겠어.“
“뭐 그리 급해요.
영감 숨차여 천천히 갑시다.“
봄바람이 불어줘서인지
종종걸음으로 휑하니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투덜투덜 화를 내시는 할아버지.
“사람이 느려 터져서라무네...
이젠 같이 못 다니겠다.“ 며 들어라는 듯
빨래 널고 있는
며느리에게 역정을 내보이신다.
“아버님,
그럼 먼저 식사하세요.“ 라는 말에 안들은 척
애꿎은 장작더미만 매만지더니 마지못해
“니 시애미 오면 같이 먹으련다.“ 하신다.
길가에 흙먼지 먹고자란
이름 없는 들꽃이랑
얘기하다 온 것처럼
한가한 얼굴로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할머니를 보며
다그치는 할아버지.
“풀피리 꺾어 불어도
벌써 왔을 시간 인디
뭐한다고 이제 오누...”
물 끄러니
바라만 보고 있는
할머니 손에는
막걸리 한 병과 고기 한 덩어리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걷는 것 하나만으로도 힘든 아내가
남편의 저녁상에 올릴
술과 고기를 사 오느라 늦은
것을 알고는
양손을 든 비닐봉지를
얼렁 건네 들고
“이리 무거운걸 뭣하러 사 오누
혼자 걷는 것도 힘든 사람이...“
삐걱거리는 나룻배의 그림자로 인해 서있는
아내 눈을 마주 보지 못한 채 뒤돌아서며
애처러움에 겨운 한마디를 더 던집니다.
“뭐혀? 며느리가
밥차려 났는디.
배 안 고파? 얼렁 밥 먹어.“
서산마루 해가
쉬 넘어간 자리에
빨간 노을이 펼쳐져 갈 때
상에는 막걸리 한 병과
잘 삶은 고기가
같이 놓여져 있습니다.
“영감 뭐해요. 식사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편의 손엔
하루 온종일 햇살에
잘 달여진
삼계탕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아니...그건 언제 끓였어요.
진작 알았으면 고기를 안 사 왔을 건데.“
“이건 임자꺼여...”
이젠 니 애미가
가면 갈수록 걷는 게
힘들어지나 보다 며
장에 가기 전
뒤뜰에다 아내에게 먹일 삼계탕을
푹삶고 있었기에
그 국물 한 방울이 줄어들까
빨리 가자며 보채었든 것입니다.
다리 하나를 툭 뜯어 내밀어 보이며
“임자 얼렁 먹고 힘내소...
힘내서
우리 죽는 날까지
같이 걸어서 장에 가야제...“
"고맙슈... 영감.
이것 먹고 잘 걸을게요.“
“그려,
달구 새끼처럼 잘 따라오소...허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저 같이하는
행복하나면 충분하다며
우리처럼
사랑하는게 습관이 되어서
소중해진 사람.
그들을 부부라
부른다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디 내 내자는 50년 이상을
같이 하는구먼 우찌 술 한병이
없다냐?
친구여러분 환경이 어떠하든
모든 일에 감사와 애틋한 사랑이
가득히 차고 넘치는 일상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월 첫날에 소망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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