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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9일 수요일

월마트 창업자, 임종 전 친구 없음을 후회

월마트 창업자, 임종 전 친구 없음을 후회

 
한때 세계 제일의 부호에 올랐던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이 그를 부러워했지만 그는 임종을 앞두고 삶을 잘못 살았다고 후회했다. 그의 곁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아마 한국의 많은 재벌도 그러할 것이다.
 
아름다운인생학교의 학생이 들려준 이야기다. 자수성가한 먼 친척이 거동이 불편하게 되자 근교의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자녀에게는 이미 많은 재산을 증여했다. 어느 날 딸이 면회를 왔는데 시계를 보더니 주차시간이 넘으면 요금이 많이 나온다며 서둘러 일어서 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노인은 긴 한숨을 쉬었다.
 
세계적인 부자 워런 버핏에게 기자가 성공의 의미에 관해 물었다. 그의 나이쯤 되면 높은 빌딩을 갖고 거기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 있다고 해서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노후에는 자신을 사랑해줬으면 하는 사람이 사랑해주면 그게 성공한 사람이라고 했다. 부자라고 해서 잘 죽는 것은 아니다.
 
호스피스 현장에서 보니 죽어가는 사람이 후회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아주 달랐다. 평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가치가 임종을 맞이하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닫는다. 얼마 남지 않은 이생에서 과연 무엇을 얻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다.
 
백만기 아름다운인생학교 교장

연세대 (수학)이학박사 교수의 글

아래 글은
부인과 사별하고 서울에 살고 있는 연세대 (수학)이학박사 교수의 글 입니다.
~~~~~~~~~~~

어제는
지나갔으니 그만이고, 내일은 올지 안 올지 모를 일,

부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고 아끼는 어리석은 짓이란 이젠 하지 말기오.

오늘도
금방 지나 간다오.

돈도 마찬가지요.
은행에 저금한 돈, 심지어는 내 지갑에 든 돈도 쓰지 않으면 내 돈이 아니란 말이오. 그저,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오.

뭘 걱정 해?

지갑이란 비워야 한다오.
비워야 또 돈이 들어 오지. 차 있는 그릇에 무얼 더 담을 수 있겠소?

그릇이란 비워 있을 때
쓸모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오.

뭘 또
더 참아야 하리까! 이젠 더 아낄 시간이 없다오.

먹고 싶은 거 있거들랑
가격표 보지 말고 걸신들린 듯이 사먹고,

가고 싶은데 있거들랑
원근 따지지 말고 바람난 것처럼 가고,

사고 싶은 거 있거들랑
명품 하품 가릴 것 없이 당장 사시오.

앞으론~
다시 그렇게 못한다오. 다시 할~ 시간이 없단 말이오.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 있거들랑 당장 전화로 불러 내 국수라도 걸치면서, 하고 싶던 이야기 마음껏 하시오. 그 사람, 살아서 다시는 못 만날지 모른다오.

한 때는
밉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던 당신의 배우자, 가족, 친척, 친구,

그 사람들 분명
언젠가 당신 곁을 떠날거요.

그렇지 않은 사람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오.

떠나고 나면
아차하고 후회하는 한 가지,

"사랑한다"는 말,
그 말 한마디 못한 거 그 가슴 저려내는 아픔, 당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거요.

엎질러 진 물
어이 다시 담겠소?

지금 당장
양말 한 짝이라도 사서 손에 쥐어주고 고맙다 말하시오.

그 쉬운 그것도
다시는 곧 못 하게 된다니까. 그리고 모든 것을 수용하시오.

어떤
불평도 짜증도 다 받아 드리시오.

우주 만물이란 서로 다 다른 것,
그 사람인들 어찌 나하고 같으리까???

처음부터 달랐지만
그걸 알고도 그렁저렁 지금까지 같이 산 거 아니오?

그동안
그만큼이나  같아졌으면 되었지 뭘 또 더 이상 같아 지란 말이오.

이젠
그대로 멋대로 두시오.

나는 내 그림자를 잃던 날 !
내일부턴 지구도 돌지 않고 태양도 뜨지 않을 줄 알았다오.

그러기를
벌서 10년이 넘었지만 나는 매주 산소에 가서 그가 가장 좋아하던 커피 잔에 커피를 타 놓고 차디찬 돌에 입을 맞추고 돌아 온다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겨우 이 짓 밖에 없다오.

어리석다고,
부질없다고,
미친 짓이라고 욕해도
난 어쩔 수 없다오.

제발 나같이 되지 마시오.

이것이
곧 당신들의 모습이니

"살아있을 때" 라는
공자도 못한 천하의 명언을
부디 실천하기 바라오.

지금 당장
넌지시 손이라고 잡고
뺨을 비비면서 귓속말로
“고맙다”고 하시오.

안하던 짓 한다고 뿌리치거들랑
“허허”하고
너털웃음으로 크게 웃어 주시오.

이것이
당신들께 하고 픈
나의 소박하고 간곡한 권고이니,
절대로 흘려 듣지 말고
언제 끝나 버릴지 모르는,

그러나
분명 끝나 버릴
남은 세월 부디 즐겁게 사시구려.....♥

2019년 1월 8일 화요일

참 빨랐지 그 양반


참 빨랐지 그 양반

                      이정록

신랑이라고 거드는 게 아녀

그 양반 빠른 거야
근동 사람들이 다 알았지

면내에서
오토바이도 그중 먼저 샀고
달리기를 잘해서
군수한테 송아지도 탔으니까

죽는 거까지
남보다 앞선 게 섭섭하지만
어쩔 거여
박복한 팔자 탓이지

읍내 양지다방에서
맞선 보던 날
나는 사카린도 안 넣었는데
그 뜨건 커피를
단숨에 털어 넣더라니까

그러더니 오토바이에
시동부터 걸더라고
번갯불에
도롱이 말릴 양반이었지
겨우 이름 석자
물어 본 게 단데 말이여

그래서
저 남자가 날 퇴짜 놓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어서 타라는 거여
망설이고 있으니까
번쩍 안아서 태우더라고
뱃살이며 가슴이
출렁출렁하데
처녀적에도
내가 좀 푸짐했거든

월산 뒷덜미로 몰고 가더니
밀밭에다 오토바이를
팽개치더라고
자갈길에 젖가슴이
치근대니까
피가 쏠렸던가 봐
치마가 훌러덩 뒤집혀
얼굴을 덮더라고
그 순간 이게 이년의
운명이구나 싶었지

부끄러워서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정말 빠르더라고
외마디 비명 한번에
끝장이 났다니까

꽃무늬 치마를 입은 게
다행이었지
풀물 핏물 찍어내며
훌쩍거리고 있으니까
먼 산에다 대고 그러는 거여
시집가려고 나온 거 아녔냐고

눈물 닦고 훔쳐보니까
불한당 같은 불곰 한 마리가
밀 이삭만 씹고 있더라니까

내 인생을 통째로 넘어뜨린
그 어마어마한 역사가
한순간에 끝장나다니

하늘이
밀밭처럼 노랗더라니까
내 매무새가
꼭 누룩에 빠진 흰 쌀밥 같았지

얼마나 빨랐던지
그때까지도
오토바이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따그르르
돌아가고 있더라니까

죽을 때까지
그 버릇 못 고치고 갔어

덕분에
그 양반 바람 한번 안 피웠어
가정용도 안되는 걸
어디 가서
상업적으로 써먹겠어

정말 날랜 양반이었지...

         이정록 시집 '정말' 중에서
                
              ○ 이정록(1964~)
                   충남 홍성 태생
                   시인, 고교 교사


이 시 참 재밌습니다.
어쩌면 시인은 이토록 슬픈 이야기를 역설적으로 풀어낼 수 있었을까요?
우리 인생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신랑이라고 거드는 게 아녀 그 양반 빠른 거야 근동 사람들이 다 알았지”

1연에서는 일찍 저세상으로 간 신랑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돌아가신 분이 성격이 참 급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일찍 가시는 분들은 뭔지 모르게 급하게 서두르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2연은 두 분이 인연을 맺게 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얼마나 급했으면 뜨거운 커피를 단숨에 털어 마시고 오토바이에 맞선녀를 번쩍 안아서 태웠을까요. 오토바이에 태웠으니 남정네의 등에 여자의 가슴이 스치면서 젊은 혈기에 확 불을 싸 지른 것 같습니다. 얼마나 참기 힘들었을까요. 그것도 바야흐로 봄날인데 말입니다.

“부끄러워서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정말 빠르더라고 외마디 비명 한번에 끝장이 났다니까”

“눈물 닦고 훔쳐보니까 불한당 같은 불곰 한 마리가 밀 이삭만 씹고 있더라니까”

“내 인생을 통째로 넘어뜨린 그 어마어마한 역사가 한순간에 끝장나다니”

정말 한 순간에 모든 운명이 결정되고 마는 순간이 2연에서 펼쳐지는데 1연에서의 슬픔의 정조는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읽는 내내 웃음이 삐죽삐죽 새 나오게 만드는 서사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마지막 3연은 더 절창입니다.

“얼마나 빨랐던지 그때까지도 오토바이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따그르르 돌아가고 있더라니까”

얼마나 빨리 끝났으면
일이 다 끝나고 난 다음에도 오토바이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따그르르 돌아가고 있었을까요? 그야말로 절묘한 묘사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죽을 때까지 그 버릇 못 고치고 갔어” 가 나옵니다.
분명 슬픈 이야기인데 어쩜 이렇게 슬픔을 웃음으로 단박에 바꿔칠 수 있는 걸까요?
거의 마술처럼 슬픔과 웃음이 교차되고 있습니다.
웃음 마술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덕분에 그 양반 바람 한번 안 피웠어 가정용도 안되는 걸 어디 가서 상업적으로 써먹겠어 정말 날랜 양반이었지”

워낙 첫 행사를 빨리 끝내신 양반이라서 바람 한 번 피울 여력이 없으셨겠지요.
그런데 가정용도 안되었으니 어떻게 상업용이 되었겠냐는 말에 또 한 번 웃음이 터집니다.
그리고 마무리는 정말 날랜 양반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남편을 빨리 보낼 수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힘이라니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내공으로 가득찬 시인의 넉살 때문에 많이 웃었습니다.

운명(運命)을 안다는 것

   ●운명(運命)을 안다는 것●

(조순박사: 서울대 교수. 한은총재. 부총리역임)

인생에는 운(運)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어떤 신비로운 힘이 나를 인도하여 오늘 여기에 오게 한 것 같고, 앞으로도 그 힘이 나의 여생(餘生)을 결정할 것이다.

인간(人間)은 자유롭게 자기 운명(運命)을 개척(開拓)한다고 하지만 그 자유(自由)라고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어떻게 보면 자유라는 것도 환상(幻想) 같기만 한다. 내가 태어난 것부터 나의 자유의사(自由意思)는 아니었다.

왜 하필 강원도 강릉(江陵)에서 태어났는가.
나의 부모라는 특수한 사람들.
왜 나는 평양에서 중학교를 다녔는가. 경제학(經濟學)은 왜 했는가. 6.25사변이 아니었던들 내가 군대 가서
육군사관학교 교관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육사 수석 고문관의 통역을 하지 않았던들 미국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밖에 내가 지금까지 한 것, 안 한 것 모두가 겉으로는
나의 자유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이 아닌 것 같다.
좋든 싫든 다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인도(引導)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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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陽明의 시에“하늘의 판정(判定)에 의한 것이지,
사람의 꾀에 의한 것이 아니다.”(憑天判下非人謀)라는 구절이 있다.
그는 일세의 대유(大儒)였고, 난리를 평정하여 혁혁한 공을 세운 문무겸전(文武兼全)의 인물이었지만 그게 다 운명(運命)이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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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 회장(會長)의 업적을 칭송하지 않을 사람은 드믈 것이다. 그분의 엄청난 노력, 결단(決斷), 능력(能力),
모두가 신화(神話)와 같다.
무엇이 정 회장으로 하여금 그런 일을 하게 만들었는가?

Adam Smith에 의하면
정 회장(會長) 같은 분의 업적은 ‘자연(自然)의 기만(欺瞞)’(nature's deceit)의 결과이다.

자연은 탁월한 능력(能力)을 타고난 사람을 골라서
여러 가지 욕망(慾望)을 안겨줌으로써 그에게 힘겨운 업적을 남기도록 유도하여,
후세 사람들이 그 노력의 결과를 향유하게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의 아버지인 Adam Smith에 의하면
정 회장(會長)은‘자연(自然)의 기만(欺瞞)’에 걸린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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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가 말한 다음 같은 말이 있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使命)을 주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그 힘줄과 뼈를 굶주리게 하여 궁핍(窮乏)하게 만들어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흔들어 어지럽게 한다.
그것은 타고난 작고 모난 성품을 인내(忍耐)로서 담금질하여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할 만 하도록
그 성품과 역량(力量)을 키워 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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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논하자면 주역(周易)을 빼놓을 수 없다.  정이천(程伊川)이 지적한대로 주역에는 네 가지 용도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 점(占)을 치는 일이다.
사람의 운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부분적으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전복위화(轉福爲禍)도 될 수 있다는 것이 주역의 운명관. 

좋은 운(運)도 잘못 받으면 나쁘게 될 수도 있고,
나쁜 운(運)도 좋게 받으면 좋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자기의 운을 결정한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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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는“세상 모든 것이 운명(運命)이 아닌 것이 없지만 순(順)하게 그 바른 것을 받아야 한다(莫非命也 順受其正).”라고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지나고 보면 운명(運命)이 아닌 것이 없지만 운명에는 바른 것이 있고 바르지 않은 것이 있으니
그 가운데서 바른 것을 받도록 하라. 바르지 않은 운명을 받는 것은 운명을 아는 자(知命者)가 아니라는 것이다.
맹자(孟子)가 말한 ‘바른 운명(運命)을 받는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한마디로 바른 마음을 가지고 최선(最善)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라는 뜻이라고 생각된다.

정말로 바른 마음으로, 최선(最善)을 다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야 운명(運命)을 알고 바른 운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 운명을 알아야 세상을 달관(達觀)할 수 있다.

2019년 1월 5일 토요일

100세 時代 단상(斷想)

♡100세 時代 단상(斷想)♡                                                                                   

캐나다 퀸스대학 철학교수 크리스틴 오버롤의 저서 <평균 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를 만난 것은

여러해 전이다. 평균수명 120세!                                           그때는 인간들의 희망사항으로 여겨져 웃고 말았다.

최근 보험회사들이 쏟아내는
‘100세 보장’ 광고를 대하면서 내 생각을 내려놓기로 했다 .

오래 사는 것이 재앙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100세 시대의 리스크’를 조목조목 열거하며 위험(risk)을 경고하기에 이른 것이리라.

리스크 목록들 중에서 4대 리스크로 꼽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돈 없이 오래 살 때(無錢
     長壽)
○ 아프며 오래 살 때(有病
     長壽)
○ 일 없이 오래 살 때(無業
     長壽)
○ 혼자되어 오래 살 때(獨
     居長壽)

우리는 이들 리스크를 보며 오버롤이 예고한 대로 100세를
산다는 것이 무조건 환호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다운 삶의 품위를 상실한 채 은퇴 후 마지막 몇 십 년 세월을 명줄만 유지한다면
그것은 분명 축복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재앙이다.

○ 돈 없이 오래 살 때

가진 것을 지킬 것인가, 일확천금을 꿈꿀 것인가
의식주(衣食住)는 인간생활의 3대요소다.
세 가지 모두 돈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돈은 인간의 행복을 위한 필수요소지만
돈 앞에서 비굴해서는 안 된다.
더더구나 돈으로 교만을 부려서도 안 된다.

돈은 인간이 함부로 대해도 되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하루아침에 생긴 돈을 평생 간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에 걸쳐 모은 돈을 하루아침에 잃는 사람도 있다.
돈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밝고 냉정하고 단호하다.

아홉을 가지면 하나를 채워 열을 만들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 욕망을 다스리지 못할 때, 무모한 한탕주의에 빠질 때 그들 앞에는 빈손의 후회와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눈물뿐이다.일확천금을 꿈꾼 그들의 말년이 빈손일 수밖에 없는 것은
‘경제정의(經濟正義)’의 불문율 중 하나가 아닐는지.

○ 아프며 오래 살 때

징징대는 여자에게서는 친구가 떠난다
지갑에 돈이 가득하면 행복할까?
인생은 돈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
불행한 백만장자가 있는가 하면
최소한의 의식주 해결로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

행복할 만큼 적당하게 돈이 있고
건강하면 노년에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하지만 육체적인 건강은 반쪽 건강이다.
마음이 병들고 영혼이 갈잎처럼 바스락거리면
아무리 돈이 많고 육신이 건강해도 행복할 수 없다.

한 달에 한번 만나는 여고동창 모임에
그녀가 나타나면 화기애애하던 친구들이 입을 다문다.
“나는 아픈 몸을 끌고 나왔는데
너희들은 무엇이 그다지도 희희낙락 즐거우냐?”로 시작해 한 달 동안 병원을 전전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모임의 장소와 시간을 알리는 총무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아프다는 소리만 반복하며 미적거리자
“그렇게 아프면 집에서 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 말에 울며불며 노발대발.
그녀 때문에 고향친구 모임을 해체했다.

까칠한 여자는 참을 수 있지만 징징대는 여자는 참을 수 없다.병원에서는 멀쩡하다는데 그녀는 아파서 잠을 이룰 수 없단다. 내가 진단한 그녀의 병은 ‘마님 병’이다.
이 증상은 돈 많은 노년의 여자들에게서 종종 발견된다.
돈의 세력을 믿고 안하무인인 그녀의 마님 근성을 누가 견딜 수 있겠는가.
가사도우미도 얼마를 버티지 못하고 떠난다.
자기 곁에는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을 은폐하려 아픔을 방패로 삼다

아픔에 갇힌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세월 속에 첩첩이 쌓여온 권태감에 짓눌려
전신의 근육들이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혹시 상상임신처럼 상상통증은 아닐까.

100세라도 백내장, 위암 등 육신의 병은 고칠 수 있다.
치매도 힘들고 뇌졸중도 힘들지만 노년의 병 가운데 가장 고약한 병이‘마님 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그녀를 보며 하게 되었다. 프랑스의 지성 시몬 보부아르가 이런 병을 앓고 있는노년 앞에 내놓은 조언이다.
“노인에게 건강보다 더 큰 행운은 계획을 세워
바쁘고 유용하게 살면서 권태와 쇠퇴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다.”

○ 일 없이 오래 살 때

과거를 내려놓아야 일이 보인다
그녀는 대학생인 남매의 공부만 끝나면 부부가 함께 여행도 다니며 노년을 행복하게 살리라는 꿈을 꾸고 있었다.
폴 퀸네트가 말하기를
‘계획하는 사이에 일이 벌어지는 게 인생’이라
했는데 그녀의 인생이 그랬다.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와 초인종을 누른
남편이 대문 앞에서 쓰러졌다.
병명은 심장마비. 남편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컸다.
은행원 아내로 안정된 생활을 해온 그녀는
경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남편이 남긴 통장은 금방 바닥이 났다.

남편이 마련한 집이기에 집만은 지키리라 다짐하며 슬픔을 털고 일어난 그녀가 찾아간 곳은
남편이 근무하던 은행이었다.
청소부 일도 기꺼이 하겠노라 했다.
그녀에게 주어진 일은 새로 발급된 카드를
본인에게 직접 전하는 것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일을 했다.
카드 심부름 값이 오죽이나 알량했으랴.
그 자투리 돈의 자투리를 한 푼 두 푼 저축한 것이
그녀를 건강하고 담대한 어머니로 서게 했다.

두 아들을 결혼시키고 끝까지 지킨 그 집에서 할 일이 있다는 것은얼마나 감사할 일이냐며 오늘도 집을 나선다.
그녀를 만날 때마다 미국의 정치가
로벨트 라이니크의 말이 떠오른다.
‘노동이 집안으로 들어오면 빈곤은 도망친다.
그러나 노동이 잠들어버리면 빈곤이 창으로 뛰어 들어온다.’

노년의 일은 돈을 벌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목공소에서 버린 토막나무로 소품을 빚는 것도
노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일에 속한다.

천지에 널린 것이 일이지만 찾아 나서지 않으면
일이 나를 찾아오는 일은 없다.
일을 찾아 나설 때의 가장 큰 걸림돌이 과거다.
과거를 내려놓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전설의 투수 사첼 페이지가 우리에게 남긴 당부다. ‘뒤를 돌아보지 말라.
어제가 당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 혼자되어 오래 살때

외로워하면 외로움이 친구를 데리고 몰려온다
불행은 혼자 다니지 않고 몰려다닌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외롭다고 뇌까리면
떼를 지어 달려드는 외로움에 포위당하고 만다.
느긋하게 뚜벅뚜벅 말없이 자기 앞의 길을 걷노라면 길가의 아름다운 풀꽃도 만나고
산새들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남편이 떠나자 실버타운에 입주한 그녀는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사람들이 그녀의 별명을 지었는데 황당하게도 ‘그때’다.
그녀는 말끝마다
“그때는 겨울마다 따뜻한 지방으로 여행을 다녔는데, 그때는 가을이면 주말마다 등산을 다녔는데…”로 시작한다.
그녀에게는 과거만 있고 현재는 없다.
햇빛 찬란한 오후 3시, 산책에 나설 동행을 찾지만 모두 피한다.그녀의 ‘그때’ 타령에 질렸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영화관이나 미술관을 가는데
그럴 때면 혼자 집을 나선다.
감상을 위한 나들이는 편안한 자세로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어야 하니 혼자가 좋다.
그날도 혼자서 <세이프 헤이븐 Safe Haven>을 보고 상영관을 나서는데 내 연배로 보이는 그녀가 말을 걸었다.
“혼자 오셨군요. 나도 혼자 왔어요.
한 달에 대여섯 번 혼자 이곳에 와요.
며느리가 ‘멋지다’고 추켜세우지만
그 때문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오는 거죠.
오늘 영화 참 감명 깊었어요.
시한부 젊은 여자가 죽음을 준비하며 누구일지,
언제일지도 모를 아이들의 새엄마가 될 여인에게 남긴 편지가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워 가슴이 뭉클했어요.”

이 정도의 감상 수준이라면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닐 만하다.
혼자 문화생활을 즐기면 몰려다닐 때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산책도 혼자, 음악회도 혼자, 식당에도 혼자….
혼자에 익숙해지면 외로울 시간이 없다.
몸은 마음의 언어라고 했다.
마음이 기뻐 뛰면 몸도 기뻐 뛴다.
세월이 흐르고 해가 바뀔 때마다 나이야 먹겠지만
혼자를 즐길 줄 아는 노년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누구나 언젠가는 혼자가 되는 게 인생이다.

2019년 1월 3일 목요일

친구테크 시대

< 친구테크 시대 >

단명(短命)하는 사람과 장수(長壽)하는 사람 그 차이(差異)는 무엇일까?

미국인(美國人) 7,000名을 대상(對象)으로 9年間의 추적조사(追跡調査)에서 아주 흥미(興味)로운 결과(結果)가 나왔다.

흡연(吸煙), 음주(飮酒), 일하는 스타일, 사회적 지위, 경제상황(經濟狀況), 인간관계(人間關係) 등에 이르기까지 조사(調査)한 끝에 의외(意外)의 사실이 밝혀졌다.

담배나 술은 수명(壽命)과 무관(無關)하지는 않지만 이색적(異色的)인 결과(結果)가 나왔다.

일하는 스타일, 사회적(社會的) 지위, 경제상황 등 그 어느 것도 결정적(決定的) 요인(要因)은 아니었다고 한다.

오랜 조사(調査) 끝에 마침내 밝혀낸 장수(長壽)하는 사람들의 단 하나의 공통점(共通點)은 놀랍게도 “친구(親舊)의 수(數)”였다고 한다.

즉, 친구의 수가 적을수록 쉽게 병(病)에 걸리고, 일찍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인생(人生)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나누는 친구들이 많고 그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時間)이 많을수록 스트레스가 줄며, 더 건강(健康)한 삶을 유지(維持)하였다는 것이다.

친구란,

1. 환경(環境)이 좋든 나쁘든 늘 함께 있었으면 하는 사람이다.

2. 제반(諸般) 문제(問題)가 생겼을 때 저절로 상담(相談)하고 싶어지는 사람이다.

3. 좋은 소식(消息)을 들으면 제일 먼저 알리고 싶은 사람이다.

4. 다른 사람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일도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다.

5. 마음이 아프고 괴로울 때, 의지(依支)하고 싶은 사람이다.

6. 쓰러져 있을 때, 곁에서 무릎 꿇어 일으켜주는 사람이다.

7. 슬플 때, 기대어서 울 수 있는 어깨를 가진 사람이다.

8. 내가 울고 있을 때, 그의 얼굴에도
몇 가닥의 눈물이 보이는 사람이다.

9. 내가 실수(失手)했다 하더라도 조금도 언짢은 표정(表情)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10. 필요(必要)에 따라서 언제나 진실(眞實)된 충고도 해주고 위로(慰勞)도 해주는 사람이다.

11. 나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주는 사람이다.

12. 갖고 있는 작은 물건(物件)이라도 즐겁게 나누어 쓸 수 있는 사람이다.

13. 친구란 서로 재거나 비판하지 않고 이기적이지 않는 사이..
그저 말만 같이해도 같이 마음이 좋아지는 사이.

우(友)테크(tech)의 시대(時代),
인생(人生) 100歲 시대(時代)가 현실(現實)이 되어 가고 있다.

이는 과학(科學)이 가져다 준 선물(膳物)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끔찍한 비극(悲劇)이 될 수 있다.

운(運) 좋게 60세에 퇴직(退職)한다 해도 40年을 더 살아야 한다.

적당(的當)한 경제력(經濟力)과 건강(健康)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긴 세월(歲月)이 신산(辛酸 : 세상살이가 힘들고 고생스러움)의 고통(苦痛)이 될지도 모른다.

돈과 건강(健康)을 가졌다고 마냥 행복(幸福)한 것도 아니다.

부(富)와 지위(地位)가 정점(頂點)에 있던 사람들조차 스스로 몰락(沒落)하는 일을 우리는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적지 않게 보아 왔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주위(周圍)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인생(人生)이 없다면, 누구든 고독(孤獨)의 말년(末年)을 보낼 각오(覺悟)를 해야 한다.

현실(現實)은 "우(友)테크의 시대(時代)"다.

재(財)테크에 쏟는 시간(時間)과 노력(努力)의 몇 분의 일 만이라도 세상 끝까지 함께 할 친구를 만들고, 확장(擴張)하고, 엮고, 관리하는 일에 정성(精誠)을 쏟아야 할 때다.

우리는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공부(工夫) 잘하는 법, 돈 버는 법에는 귀를 쫑긋 세웠지만, 친구 사귀는 법은 등한시(等閑視)했다.

‘우(友)테크’는 행복(幸福)의 공동체(共同體)를 만드는 기술(技術)이다.

행복(幸福)하게 사는 전략(戰略)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 당신이 먼저 연락(連絡)하라.
우테크는 재테크처럼 시간(時間)과 노력(努力)을 들인 만큼 성공(成功) 확률(確率)도 높아진다.
우연히 마주친 친구와 ‘언제 한번 만나자’는 말로 돌아설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점심 약속(約束)을 잡아라. 아니면 그 다음날 전화(電話)나 이메일로 먼저 연락(連絡)하자.

둘째 : 기꺼이 봉사(奉仕)하는 직책(職責)을 맡아라.
평생(平生) ‘갑(甲)’으로 살아온 사람일수록 퇴직(退職)하면 더 외롭게 지내는 것을 종종 본다.
항상(恒常) 남들이 만나자고 하는 약속(約束)만 골라서 만났기 때문이다.
날짜와 시간을 조율(調律)하고 장소를 예약(豫約)하고 회비(會費)를 걷는 일은 성가시다. 그러나 귀찮은 일을 묵묵히 해낼 때, 친구는 늘어난다.

셋째 :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 보라.
젊은 친구들과 함께 영화(映畵)도 보고
문자메시지도 교환(交換)하라.
자기(自己) 나이보다 스무살 이상 적은 사람도 언제나 존댓말로 대(對)하고 혼자서만 말하지 마라.
교훈적(敎訓的)인 이야기로 감동시키려 들지 말 것이며 가끔은 피자를 쏠 것.

넷째 : 매력(魅力)을 유지(維持)하라.
항상(恒常) 반짝반짝하게 잘 씻고 가능(可能)하면 깨끗하고 멋진 옷을 입어라.
동성(同性)끼리라도 매력(魅力)을 느껴야 오래 간다.
후줄근한 모습을 보면, 내 인생(人生)도 함께 괴로워진다.
육체적(肉體的) 아름다움만 매력(魅力)이 아니다.
끊임없이 책(冊)도 읽고, 영화(映畵)도 보고, 새로운 음악(音樂)도 들어야 매력(魅力)있는 대화(對話) 상대(相對)가 될 수 있다.

다섯째 : ‘우(友)테크’ 1순위(順位) 대상(對象)은 배우자(配偶者)다.
가장 많은 시간(時間)을 보내는 집안에 원수가 산다면 그것은 가정이 아니라 지옥(地獄)이다.
배우자를 영원(永遠)한 동반자(同伴者)로 만들기 위해 우선(優先) 배우자의 건강(健康)을 살펴야 한다.
혼자 자는 일도 삼갈 일이다.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져도 모르면 큰일이다.

공동(共同)의 관심사를 갖기 위한 하나로 취미를 만드는 것도 중요(重要)하다.

그렇다고 자기 취미(趣味)를 강요해서도 안 된다.

함께 하는 취미를 만든답시고 등산(登山)하는데 데리고 가서는 5時間 동안 부인(婦人)에게 한 말이라고는 ‘빨리 와!’ 뿐이 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후로 사이가 더 나빠졌음은 물론(勿論)이다.

여섯째 : 명문(名文) 카페를 찾아 열심히 활동하라.
열심히 출석부(出席簿)에 체크하고 산행(山行), 정기모임, 번개모임, 봉사(奉仕) 등 카페 활동(活動)을 하며 각종 행사(行事)에 참여(參與)해 보라.

그곳에서 당신은 멋진 친구(親舊)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우(友)테크 10訓 ■

1. 일일이 따지지 마라.
2. 이말 저말 옮기지 마라.
3. 삼삼오오 모여서 살아라.
4. 사생결단(死生決斷) 내지 마라.
5. ‘오, 예스!’하고 받아들여라.
6. 육체(肉體) 접촉(接觸)을 자주해라.
7. 7할만 이루면 만족(滿足)해라.
8. 팔팔하게 움직여라.
9. 구구한 변명(辨明) 늘어놓지 마라.
10. 10%는 베풀면서 살아라.

2019년 1월 2일 수요일

고생을 해보지 않으면 人生의 價値를 모른다.


고생을 해보지 않으면
    人生의 價値를 모른다.

                          ㅡ김형석ㅡ
며칠 전
김형석 교수 강연회에 갔었다.
100살 교수의 강연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한번은 보아야겠다 싶어 갔다.

그런데 웬걸?
이 분이 앞으로 나보다
더 적게 살거라는 증거가 없다.
얼굴 양볼과 이마에 난
커다란 검버섯 외에는,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항상 있으니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단다.
그리고
강의내내 물만 한 모금 마실 뿐,
꽂꽂이 앉아서 90분 강의를
거뜬히 끝내고는
입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어깨와 고개를 꽂꽂이 세우고
기립박수를 받으며 계단을 내려 오셨다.
김교수가 90살을 목표로 한 나보다
덜 살거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강의는 저자 소개도 없었고,
PPT도 없었고,
칠판도 없었다.
강사의 얼굴이 PPT였고,칠판이었으며
조근조근 들려주는 이야기가 스피치였다.

말 할 순서를 적어 놓은
간단한 메모지 하나만 들고 나왔다.
그리고 바로 내용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많은 鍾路나 江南에 가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오늘 하루 종일 뭐하고 다녔어요?''
라고 물으면 거의가 다
'돈 벌려고 다녔어요.''라고 대답합니다.
''우리가 돈 벌려고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닌데,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살고 있어요.
人生의 目的이 없어요.
돈은 살아가는 수단인데 말입니다.''라고
오프닝을 하면서 오늘 말할 主題인
'人生의 目的'에 대해
자연스럽게 문제를 제기한다.

강연은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안에 있는 국제회의장에서 있었다.
有料인데도 진작 매진이 되었단다.
예약하지 않았으면 못들어갈 뻔했다.
15분전쯤 도착했는데
앞자리부터 빈 자리 하나 없이
차곡차곡 채워져서 중간 뒷부분에 앉았다.

여느 강연회 때 처럼 앞자리가 비어서
진행자가 앞으로 좀 나와 달라고
부탁하는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이어지는 강연,
언제 90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約 300명의 청중이
쥐 죽은듯이 몰입도가 높은 강연이었다.
그가 겪어온 인생 이야기,
다양한 경험,그의 다양한 성찰 등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웃집 할아버지의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듯 흥미롭게 이어졌다.

'이제 이 달을 넘기면 내가 100살이 되는데···'
라고 말문을 열더니
우선 100살을 살고보니
절대로 60 넘어 退職했다고
놀지 말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해보고 싶은 일,
가치 있는 일, 보람 있는 일을 찾아
뭔가 일을 하라고 한다.

일하기 때문에 幸福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肯定 心理學에서 말하는
'幸福할 수 있어야 成功할 수 있다'는 말처럼
김교수야말로 모든것을 행복하게 여겼기에
이렇게 성공적인 삶을 살아올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김교수는 강연에서
經濟나 政治는 살아가는 手段이고,
더 높은 價値는 學問이고,
學問보다 더 높은 價値는
人間에 대한 봉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신자로서 쓴 소리도 했다.

왜 스님이 쓴 베스트 셀러는 여러권이 나왔는데
목사나 신부는 베스트 셀러 하나 못내는가?
그것은 목사나 신부가 책을,
특히 인문학 책을 읽지 않고
교리에 관한 것만 읽고,
교리만 갖고 설교·강론을 해서 그렇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인생을 가르쳤지
교리를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스님은 옛 고전 인문학을 많이 읽어
성찰이 깊고 다양하기 때문이라며
100세를 살다보니
독서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며
독서하는 생활을 하라고 권면했다.

그러면서 6남매를 낳아 키워서
지금 미국에 살고 있는
막내 딸 이야기를 꺼냈다.
그 막내 딸이 김교수에게 그러더라는 것이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때 조금만 더 지혜로웠다면,
여섯이나 낳아 기르느라 그렇게
고생하시고 돌아가시지는 않았을텐데···
4명만 낳았어도 덜 고생했을텐데···
아버지도 저희들 가르치고 키우느라
덜 고생하셨을거구···''

그 소리를 듣고 김교수는 그렇게 말했단다.
''네 엄마와 내가 고생을 했기에
지금의 네가 여기 이렇게 있지 않느냐?
그래서 내가 幸福한거구···.
고생을 해보지 않으면
人生의 價値를 모른다.
사랑이 있는 고생이 있었기에
내가 행복했고,내 스스로가 영광이었다.
그걸 많이 경험한 부부가 幸福하다.''라며
이야기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었다.